유방검진에 대해
의료소식| "醫醫분쟁"-방사선과와 외과가 싸우는 이유 [조선일보 임호준] 2002년 7월 10일 By 관리자 / 2004-10-30 PM 01:11 / 조회 : 3191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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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용어로 ‘내·외·산·소 엑스레이 기타잡과’란 표현이 있습니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를 ‘메이저(major)’라 하며, 약간 비하했지만 엑스레이과(방사선과) 정도는 그래도 의사로 인정했던 것이지요. 요즘 인기있는 안과 피부과 성형외과 등은 그야말로 ‘잡과’ 취급을 당했었지요. 지금은 작고하신 모 유명 병원 원장님께선 병원 내 단합모임에서 마이크 잡고 노래 부를 때도 우스개소리로 “기타 잡과 애들은 나중에”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내·외·산·소’의 파워는 병원서 절대적이었고, ‘전혀 뜻밖에도’ 방사선과는 그 다음에 이름을 걸쳐 ‘잡과’ 취급은 면했던 것이죠.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진단방사선과 의사는 병을 정확하게 찾아내서 의사들에게 알려주기 때문에 ‘의사의 의사’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만약 방사선과가 일손을 놓는다면 병원 전체가 마비가 됩니다. 모든 치료의 시작이 X선·CT·MRI 검사에서부터 시작하니까요. 때문에 병원에선 없어서 안될 핵심 포스트이고 인원도 가장 많은 부서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규모에서 국내 최대인 서울아산병원의 전문의 수를 알아보면, 진단방사선과 전문의는 39명입니다. 전문의 규모로만 보면 내과와 외과에 이어 세번째입니다. 메이저인 산부인과(21명)와 소아과(25명)보다도 훨씬 많고, 안과(9명), 피부과(6명), 이비인후과(12명) 등의 과와는 비교도 안됩니다. 그런 방사선과 전문의들이 최근 핀치에 몰렸습니다. 돈벌이 때문입니다. 대학병원에 계신 분들이야 다른 과 의사들과 동일한 봉급을 받는다해도, 개원하신 분들은 당장 병원 문을 닫아야 하게 생겼습니다. 보통사람들의 머리에 방사선과 의원이 무엇 하는곳인가에 대한 개념이 없는데다, 신경외과 정형외과 일반외과 등에서도 CT, MRI, 유방촬영기 등을 갖다 놓고 진단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방사선과 전문의는 약 2200명, 그중 개원한 방사선과 전문의는 약 300명 정도. 특히 300여명의 개원 방사선 전문의들은 ‘장사’가 안돼 그야말로 파리만 날리고 있으며, 조만간 병원 문을 닫아야 할 지경에 몰리게 됐습니다. 그런데다 ‘명예’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의대생들이 최근 수년전부터 돈벌이가 신통찮은 방사선과를 기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문에 서울대 연세대 등 이른바 메이저 병원조차 방사선 전공의·전문의를 구하는데 애를 먹는다고 합니다. 최근 조선일보 등 신문 광고를 통해 방사선의학회와 신경외과학회 등이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는 조선일보 7월8일자에서 소개한 바 있습니다. 못보신 분을 위해 간단하게 요약해 보겠습니다. < <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28일 제정한 ‘특수 의료장비의 설치, 운영, 품질 관리에 관한 규칙(안)’을 입법예고했고 지난 7월1일 시행 예정이었다. 이 안은 CT·MRI·유방촬영기 등 방사선 진단장비를 설치할 때는 반드시 진단 방사선과 1명과 방사선사 1명 이상이 상근(常勤)해야 하며, 한 장비 당 공동활용 병상수가 200병상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전국 신경외과 정형외과 일반외과 등에선 CT·MRI·유방촬영기 등의 장비를 갖춰놓고 방사선진단을 하고 있다. 물론 이미 설치된 기기에 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예외조항을 뒀지만, 기기의 교체가 불가능하므로 사실상 신경외과 의원 등에서 방사선 장비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렇게 되자 신경외과 학회 등은 “의사면허를 가진 사람은 모든 의료장비를 사용할 권한이 있으며, 우리도 충분히 CT·MRI 사진을 판독할 능력이 있다. 방사선과 전문의가 있어야 방사선 진단장비를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하면 국민 의료비만 상승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방사선과 전문의들은 “진단방사선과 영역은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한 전문 분야로 어슬프게 했다간 오진할 위험이 크며, 방사선 전문의가 꼭 필요한 경우에만 방사선 검사를 한다면 CT 검사 등의 남발이 줄어들어 오히려 국민의료비가 감소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 학회는 일간지 광고를 통해 이같은 학회 입장을 알리고 있으며, 양쪽 모두 물러설 수 없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에 CT 등 방사선 진단장비의 사용권한을 둘러싼 싸움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당초 7월1일부로 ‘시행규칙’의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복지부는 양쪽의 싸움이 거세지자 잠정 유보했으나 조만간 원안대로 강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맞서 신경외과 정형외과 일반외과 전문의들이 ‘법정 투쟁’을 벌일 것을 이미 결의해 놓고 있는 상태입니다. 의사들간의 ‘밥그릇 싸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 문제는 일반 시민들의 의료기관 이용에 매우 직접적이고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의약분업이 의사와 약사간의 분업이라면, 이 규칙은 진단의사와 치료의사간의 분업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다리를 삐거나 다치면 정형외과에 가서 X선 검사 받고,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규칙이 시행된다면 의사에게 처방전 받아 약국가서 약을 사듯, 방사선과 의사에게 검사를 받고, 정형외과 의사에게 가서 치료를 받아야 됩니다. 때문에 반대하는 입장에선 ‘제2의 의약분업 파동을 불러 와 국민 불편을 가중시키고, 의료비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 참고로 이번 시행규칙에는 이미 CT 등 방사선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이미 설치된 장비에 한해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의약분업의 전면 시행과 같은 분업이 당장 벌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방사선과 전문의들은 예를 들어 일반외과에서 널리 시행하는 유방암검진은 숙련된 방사선 전문의가 방사선 필름을 판독하더라도 오진 위험이 있는데, 일반외과에서 본다면 엉터리 판독으로 암이 아닌 환자를 암으로 진단해 정신적 피해를 입히거나, 암인 환자를 암이 아닌 것으로 판독해 조기치료 기회를 상실케 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습니다. 방사선과에선 전국 CT 4대중 1대, MRI 5대중 1대가 화질불량으로 정밀 검진에 부적합하다는 사실도 집중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일반외과 전문의 등은 유방암이면 유방암, 디스크면 디스크 등 특정 질병만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의사들은 그 정도의 방사선 필름 판독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정형·신경·일반외과 전문의들은 또 의원급 의료기관에 방사선 진단장비를 보유하지 못하게 하면 환자가 방사선 진단장비가 갖춰진 200병상 이상 대형병원으로만 몰려, 결과적으로 개인의원과 중소병원의 몰락을 초래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문제의 본질을 이상과 현실의 대결로 봅니다. 원칙적인 차원에서 저는 방사선 전문의들의 얘기가 옳다고 봅니다. 그들은 조선일보 광고에서 ‘선진국에서는 CT MRI 유방촬영을 진단방사선과 전문의가 전담하여 판독, 관리합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사실입니다. 또 그렇게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지금껏 시행돼 온 관행을 무시하고 의료비 상승과 국민불편을 초래하고, 개인의원의 몰락을 부추겨 의료전달체계의 왜곡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는 제도는 시기 상조다는 외과계 의사들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사선과쪽에선 싫어하는 표현이지만 이상과 현실과의 갈등이란 차원에서 의약분업과도 비슷한 점이 있긴 있습니다. 모 대학에 계신 방사선과 교수님은 “가뜩이나 방사선과 입지가 좁아져 울고 싶던 판국에 신경외과 등에서 ‘전쟁’을 걸어오니 너무 반갑더라”며 “이번 기회에 방사선 진단장비를 둘러싼 문제점들을 원칙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별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전문의와 전공의를 대상으로 비상 모금까지 돌입했다고 합니다. ‘갖고 있던 떡’을 빼앗기게 생긴 수 많은 동네 정형외과 신경외과 일반외과서도 가만 있지 않을 것은 자명한 이치입니다. 이 문제가 어떻게 풀려 나갈지 저는 예측을 못하겠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누구 입장이 옳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바라건데 의사들끼리의 갈등인만큼 이상과 현실을 가장 적절하게 조화시켜서 국민 불편도 초래하지 않고, 안심하게 방사선 진단장비를 이용할 수도 있는 ‘묘법’이 만들어지길 기대하고 싶습니다. 또 이 문제에 얽힌 당사자께서는 감정싸움보다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 주실 것을 바라고 싶습니다. 의약분쟁에 이어 ‘의의(醫醫)분쟁’까지 벌어진다면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이 성난 돌팔매로 변할지도 모르니까요. 감사합니다. 이 글은 ‘임호준기자의 건강가이드(www.imhojun.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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